
최근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원인 모를 설사, 혈변, 복통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단순한 장염으로 여기고 넘기기 쉽지만, 이러한 증상이 만성적으로 지속된다면 '염증성 장질환(Inflammatory Bowel Disease, IBD)'을 의심해봐야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생겨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리는 난치성 질환으로, 최근 국내에서도 환자 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이란 무엇인가? -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염증성 장질환은 장 내부에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반복되는 질환으로, 대표적으로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이 있습니다. 이 두 질환은 염증의 발생 부위와 양상에서 차이를 보입니다.
- 궤양성 대장염: 주로 대장 점막에 염증이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전체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약 60%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요 증상으로는 혈변, 설사, 복통, 체중 감소 등이 나타납니다.
- 크론병: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 염증이 산발적으로, 그리고 깊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설사, 복통, 체중 감소는 물론, 항문 주위 농양이나 치루 등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들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을 초래하며, 피로감, 식욕 부진, 발열 등 전신 증상까지 동반될 수 있어 환자들의 고통이 큽니다.
산업화의 역설?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염증성 장질환

염증성 장질환은 1800년대 유럽에서 처음 환자 사례가 보고된 이후, 20세기까지는 주로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등 초기 산업화된 지역에서 발생하는 질환으로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2차 세계대전 이후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 아메리카 등 신흥 산업화 지역을 중심으로 질환이 빠르게 확산하면서 현재는 전 세계적인 질병 부담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염증성 장질환 분야의 전 세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글로벌 IBD 연구 그룹'은 국제학술지 '네이처(Nature)' 최신호에서, 이 질환의 명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전제했습니다.
다만, 사회의 서구화와 관련된 환경적 요인들(예: 흡연 증가, 서구식 식단, 과도하게 개선된 위생 환경 등)이 유전적으로 질환에 취약한 개인의 장내 미생물 환경과 점막 면역 반응에 변화를 일으켜 유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적인 산업화와 도시화가 가져온 또 다른 역설인 셈입니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급증, 특히 2030 젊은층이 위험하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닙니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으며, 특히 젊은 연령층에서의 발병률 증가가 두드러집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는 2019년 7만 814명에서 2023년 9만 2천665명으로 4년 새 약 30%나 증가했습니다.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이 중 20~30대 젊은 환자의 비율이 전체 환자의 25.8%, 즉 4명 중 1명꼴이라는 사실입니다. 한창 사회활동이 왕성할 나이에 난치성 질환으로 고통받는 젊은이들이 늘고 있는 것입니다.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의 진단: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가공식품 위주의 식생활, 불규칙한 식습관, 스트레스 증가 등 다양한 생활환경 변화가 젊은 세대의 장 건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또한, 과거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던 질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조기에 병원을 찾아 진단받는 사례가 늘어난 것도 환자 수 증가의 한 원인으로 볼 수 있습니다."
만성적인 장 트러블, 방치하지 말고 전문의와 상담하세요!

염증성 장질환은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지만, 조기에 정확히 진단받고 꾸준히 관리하면 증상을 조절하고 합병증을 예방하여 비교적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만약 이유 없는 설사, 혈변, 복통, 체중 감소 등의 증상이 2주 이상 지속된다면 단순한 스트레스성 장염으로 치부하지 말고 반드시 소화기내과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서구화된 식습관을 개선하고, 규칙적인 생활 및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 장 건강을 지키려는 노력 또한 필요합니다. 우리 몸이 보내는 작은 신호에 귀 기울여 건강한 삶을 지켜나가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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