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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판 '리미트리스'? '공부 잘되는 약' 콘서타 품절 대란의 진실과 오남용의 위험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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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미트리스'에서 주인공은 뇌의 100%를 사용하게 해주는 신약을 먹고 하루아침에 천재가 됩니다. 놀라운 기억력과 분석력으로 월가를 뒤흔들지만, 결국 끔찍한 부작용과 의존성에 시달리게 되죠. 이 영화 같은 이야기가 2024년 대한민국에서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바로 '공부가 잘되는 약'이라는 위험한 소문과 함께 수험생과 직장인 사이에서 퍼져나간 ADHD 치료제, '콘서타' 이야기입니다.

 

 

최근 폭발적인 수요 증가로 인해 전국적인 품절 대란까지 겪고 있는 콘서타. 과연 이 약은 정말 집중력을 높여주는 '기적의 약'일까요? 그 이면에 숨겨진 위험한 진실과, 정작 약이 필요한 환자들이 겪는 고통을 깊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공부 잘되는 약'의 정체: ADHD 치료제 콘서타

논란의 중심에 선 콘서타(Concerta)는 얀센에서 개발한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치료제입니다. 주성분은 '메틸페니데이트'로, 뇌의 신경전달물질인 도파민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농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이를 통해 ADHD 환자의 부족한 집중력을 높이고 충동성과 과잉행동을 완화하는 효과를 보입니다.

 

하루 한 번 복용으로 약효가 12시간 지속되는 편의성 덕분에 학령기 아동은 물론 성인 환자에게도 널리 처방되어 왔습니다. 실제로 ADHD에 대한 인식이 개선되고 진단이 늘면서, 이 약을 처방받는 환자 수는 2020년 약 14만 명에서 2024년 약 34만 명으로 4년 새 2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위험한 소문과 폭발적 수요: 왜 '강남'에서 난리일까?

문제는 이 약이 본래의 목적을 벗어나 '성적을 올려주는 약', '집중력 향상제'로 오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특히 지난해 10대 ADHD 환자 수는 10만 8천여 명으로 전체의 32%를 차지했으며, 이들에게 처방된 약은 무려 3248만 정에 달합니다.

 

일각에서는 치열한 입시 경쟁 속에서 인위적으로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정상적인 청소년들이 무리하게 ADHD 진단을 받고 약을 처방받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ADHD 약 처방이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등 교육열이 높은 지역에 집중된다는 점이 꼽힙니다. 이는 과거 미국에서 ADHD 치료제가 '스터디 드러그(Study Drugs)'로 불리며 오남용이 사회 문제가 되었던 사례와 매우 유사합니다.

 

 

품절 대란: 진짜 환자들의 눈물

이처럼 비정상적인 수요가 폭증하자, 결국 공급망이 무너졌습니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콘서타 품절 사태'는 올해까지 이어지며 정작 치료가 절실한 환자들에게 큰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제조사인 얀센은 원료 수급의 어려움과 예상치를 뛰어넘는 수요 증가를 품절의 원인으로 꼽았습니다.

 

더 큰 문제는 국내에 완전히 동일한 성분과 약효 지속 시간을 가진 복제약(제네릭)이 없어, 전적으로 수입에 의존해야 했다는 점입니다. 대체 약으로 꼽히는 '메디키넷' 역시 독일에서 수입하는 약으로, 콘서타 품절의 풍선효과로 인해 동반 품절 사태를 겪었습니다. 결국 지난달에는 두 약 모두를 구하지 못하는 상황까지 발생하며, 정부의 대책 마련을 요구하는 국민동의청원이 2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기도 했습니다.

 

 

 

이것은 '스마트 드럭'이 아니다: 향정신성의약품의 두 얼굴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콘서타의 주성분인 메틸페니데이트는 마약류로 지정된 '향정신성의약품'이라는 것입니다. 이는 중추신경계에 직접 작용하여 의존성이나 남용의 위험이 큰 약물을 의미합니다.

 

단순히 집중력만 높여주는 마법의 약이 결코 아닙니다. 전문가의 정확한 진단과 엄격한 모니터링 없이 복용할 경우,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 대표적인 부작용: 불면, 극심한 식욕 저하, 두통, 불안감
  • 심각한 부작용: 심장 박동 증가, 혈압 상승 등 심혈관계 문제
  • 정신적 부작용: 감정 기복, 우울감, 공격성 증가
  • 가장 큰 위험: 약물 의존성 및 내성 발생

 

실제로 약을 복용한 뒤 심장이 빨리 뛰거나 감정 기복이 심해졌다고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의사와 상담하여 용량을 조절하거나 약을 교체해야 합니다. 효과만 보고 무분별하게 복용을 지속하면 오히려 일상 기능이 망가지는 끔찍한 결과를 낳을 수 있습니다.

 

 

 

결론: 오해를 바로잡고, 안전한 시스템을 만들 때

콘서타 품절 대란은 우리 사회에 두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첫째, 왜곡된 경쟁 문화가 어떻게 청소년들을 '약물'이라는 위험한 선택지로 내몰고 있는가? 둘째, 필수의약품의 공급을 소수 해외 제조사에만 의존하는 현재의 시스템은 과연 안전한가?

 

정부는 해외 제조사와의 공급 협상을 강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국내 생산 기반을 마련하거나 제네릭 개발을 유도하는 정책적 지원을 서둘러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ADHD 치료제를 '공부 잘되는 약'으로 여기는 사회적 인식의 전환입니다. 이 약은 천재를 만드는 신약이 아니라, 질병을 치료하는 전문의약품입니다. 약을 둘러싼 위험한 오해를 바로잡고, 정말 필요한 환자에게 안전하게 전달될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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